ESG Insight 주요 해외 연금기관의 ESG 경영·투자 전략 현황 및 쟁점 분석(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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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USS (Universities Superannuation Scheme)
영국 대학연금인 USS는 750억
파운드 규모 자산을 보유한 영국 최대 사학연금으로, 최근 몇년간 기후변화 리스크 관리와 책임투자
체계를 전면 개편하였습니다.
USS는 2021년 2050년 넷제로(Net Zero) 달성을 선언하고 2030년까지 포트폴리오 탄소배출 50% 감축을 목표로
세웠으며, 이를 위한 실행전략을 수립해 단계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그
결과 2023년 기준으로 포트폴리오 탄소배출 강도(intensity)를 2019년 대비 21% 감축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USS는 이 목표 달성을 위해
포트폴리오 구성조정, 친환경 투자 확대, 고탄소자산의
관리라는 세 갈래 전략을 구사합니다.
우선 상장주식 중 약
50억 파운드 규모를 2023년 기후 틸트(tilt)
인덱스로 전환하여 탄소배출이 많은 종목의 편입비중을 낮추고 저탄소 기업 비중을 높였습니다.
또한 2022~2023년에 걸쳐 재생에너지 인프라 및 청정기술 분야에 20억
파운드 이상을 신규 투자하여 포트폴리오 내 친환경 자산 비중을 크게 늘렸습니다.
이에는 해상풍력, 태양광 발전, 전기항공, 탄소포집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포함됩니다.
더불어 USS는 상장주식의
상당 부분을 패시브로 운용하지만, 신흥시장 주식 등 일부 분야에서는 액티브 전략을 유지하며
탄소위험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바텀업 탄소평가 모델을 운용에 도입했습니다.
이
모델은 할인현금흐름(DCF)에 탄소가격과 규제변화를 반영하여 기업가치를 재평가하고, 결과를 자체 ESG 스코어에 통합함으로써 투자결정에
활용합니다.
이처럼 정량적 기후리스크 통합은 USS가
포트폴리오 전환을 질서 있게 수행하도록 돕는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USS의 스튜어드십 활동은 “적극적 관여와 정책옹호”에 중점을 둡니다. USS는 화석연료 투자에 대해 즉각적 전면매각보다는 기업 관여를 통한 점진적 감축을 선호하는 전략을
취해왔습니다.
특히 석유·가스, 시멘트, 철강 등 고탄소 업종의 핵심 보유기업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탈탄소 계획 수립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USS는 세계 시멘트 대기업 Cemex와의 직접 대화를 통해 이 회사가 2030년 감축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5년 앞당겨 달성하고, 저탄소 콘크리트 제품을 출시하는 성과를 이끌어냈습니다.
USS는
이러한 관여 사례를 들어 “배출량이 높은 기업일수록 비즈니스 모델을 저탄소로 전환함으로써 실질적인 실세 변화(real-world impact)를 낼
수 있으며, 적극적 주주관여는 이를 가속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2023년에 스튜어드십 및 의결권
정책을 개정하여, 투자기업이 기후전환 계획을 공개하지 않거나 기존의 기후공약을 후퇴하는
경우 이사회 임원 재선임에 반대표 행사도 불사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했습니다.
이는 기업 최고경영진에
기후위기 대응책임을 묻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서, 2024년 주총 시즌에 실제 몇몇 대기업 이사선임
안건에 반대표가 행사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USS는 정책
개선 노력으로 영국 정부에 재생에너지 규제완화, 에너지효율 기준강화 등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정책환경을 조성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USS는 “더
많은 녹색투자 기회가 창출되려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제도권 투자자 관점에서 정책입안자들과 교류해오고 있습니다.
한편 USS는 회원들과의 소통 및 책임성 측면에서도 이슈를
안고 있습니다.
일부 회원들은 USS가 화석연료 기업에 계속
투자하는 것에 반대하여 펀드 이사들을 상대로 “기후상 위험을 방치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2023년 7월 영국 항소법원은 이 소송에서 USS 측의 손을 들어주어, 투자정책은 이사회 재량사항이며 법원이 간섭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로써 USS는 법적 리스크는 일단 해소했으나, 사회적으로 연금의 화석연료 투자에 대한 윤리적·정치적 압박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USS 경영진은 “회원들의 우려를 이해하나, 일괄매각보다 적극적 관여를 통한 변화 유도가 더 책임있는 투자방식”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실제 USS는 2022년 이후 포트폴리오 탄소발자국을 21% 줄이는 동안에도
화석연료 기업 일부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는 해당 기업들이 전환전략을 수립하고 저탄소 기술에
투자하도록 주주로서 압력을 행사하는 역할을 자임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USS는 신규 투자에 있어서는 석탄채굴 등 최악의 부문엔 투자를 하지 않고 있으며, 포트폴리오 탄소집약도를 지속 낮추는 방향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USS는 ESG 데이터
및 공시 체계를 고도화하여 투명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매년 TCFD 보고서를 통해 기금의 기후변수에 대한 거버넌스, 전략, 위험관리, 지표와 목표를 상세히 공개하고 있으며,
간략 버전인 "Climate Change and Your
Pension" 보고서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회원들에게 정보를 제공합니다.
2023년에는
엑서터대학교와 협력하여 기후변수 시나리오를 재설계하고, 여러 기후결과 하에서 자산군별 수익률
변화를 분석하는 고도화된 시나리오 테스트 툴을 개발했습니다.
또한 포트폴리오 내 약 절반의
기업에 대해 Scope3 배출량까지 추적하여 총포괄적 탄소프로파일을 파악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이러한 데이터 분석 결과는 연금 투자위원회에 정기 보고되어 전략수립에 활용됩니다. USS는 내부적으로 넷제로 워킹그룹(NZWG)을 구성하여 각 부문별로 탄소감축 기회를 모색하고 성과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부 위탁운용사들에 대해서도 2022년부터 RI 게이트웨이 지표를 도입하여 초기 위탁사 선정 단계부터 기후역량과 책임투자 역량을 평가해 반영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USS는 내부 역량 강화와 외부 파트너 관리를
통해 넷제로 목표 이행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가고 있습니다.
연금 분야의 주요 ESG 쟁점과 논의 동향
요약: 글로벌
연금기관들이 ESG를 도입·이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쟁점(issue)들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기후변화 대응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이에
관련된 투자정책과 제도적 문제들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습니다.
연금 분야에서 나타나는 주요 ESG 쟁점으로
① 석탄/화석연료
투자정책, ② ESG 정보 공시와 검증, ③ 중복되는 규제에 대한 대응, ④ 실물자산의
리스크 관리 등을 정리하고, 이러한 이슈들에 대한 최신 논의 흐름을 살펴봅니다.
많은 연기금이 “포트폴리오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함에 따라 석탄광산, 석유·가스전 등 화석연료 자산에 대한 투자 축소 또는 철수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유럽의 여러 연기금(예: 네덜란드 ABP, 영국 교회연금 등)은 최근 석탄 및 타르샌드 등
최악의 배출자산을 탈포트폴리오화(divestment)하고, 경우에 따라 석유 메이저 기업까지 포트폴리오에서 제거하는 강수를 두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ABP는 2024년 초까지 석탄·석유 생산업체 지분을 전량 매각 완료함으로써 화석연료 투자 출구전략을 실행한 대표 사례입니다.
반면 미국과 영국의 일부 공적 연기금은 완전한 매각보다는 관여를 통한 잔류보유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영국 USS의 경우 화석연료 기업 보유를 이유로 회원들의 소송까지 제기되었으나, 법원은 “투자정책 결정은 연기금 이사의 재량 범위”라며 연기금 측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USS는 당장 모든 화석연료 주식을 처분하지 않고 해당 기업들과의 대화를 통해 저탄소 전환을 유도하는 노력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합니다.
미국 CalPERS/CalSTRS 등도 자국 정치권 일각의 화석연료 투자금지 압박을 받았지만, “주주 지위로서 기업 변화를 이끄는 게 더 책임있는 접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Divest or Engage”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타협안으로 석탄 등 특정 섹터만 선별 제외하거나 신규투자 중단 등을 채택하는 기금도 있습니다.
또한 일부는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을 고려해 섣부른 매각이 사회·고용에 미칠 영향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화석연료 투자정책은 연기금 이사회와 이해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재평가하며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영역입니다.
ESG 공시 강화와 데이터 검증 요구: 기업과 투자자들의 ESG 공시가 늘어나면서 그 신뢰성과 검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연기금들은 투자사들의 ESG 정보에 의존해 위험을 평가하므로, 공시정보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규제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EU CSRD는 기업 지속가능정보에 대한 제3자 검증(assurance)를 의무화하여 2020년대 후반부터 감사된 ESG 데이터가 제공될 전망이며, ISSB 기준도 검증가능(verifiable) 정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연기금들은 투자활동 및 자체 책임투자보고에서도 데이터에 대한 검증 프로세스를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예컨대 캐나다 연기금들은 포트폴리오 탄소배출 계산에 외부 검증을 도입하고 있고, 영국 연기금들은 TCFD 보고서에 사용된 기후데이터의 품질을 감사인 검토를 받기도 합니다.
또 한 가지 이슈는 Scope 3 배출량과 같은 새로운 ESG 지표들의 산정 난이도입니다.
GPIF는 최근 보고서에서 “많은 기업들이 Scope3를 공개하면 오히려 투자자들과 데이터업체가 잘못 계산하여 실제보다 큰 수치를 산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며,
표준화된 산식 개발과 기업의 적극적 정보제공이 필요함을 역설했습니다.
또한 GPIF는 “과도한 공시요구로 기업에 불필요한 부담을 지워서는 안 되며, 비용 대비 효과적인 공시체계가 되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규제 당국에 대한 메시지로서, 연기금이 원하는 공시는 투자판단에 실질적으로 유용하고 검증된 정보임을 강조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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