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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컨텐츠 지역 콘텐츠산업의 새로운 도약: 글로컬 전략과 자생 생태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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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콘텐츠산업의 새로운 도약: 글로컬 전략과 자생 생태계 구축

변화의 기로에 선 지역 콘텐츠산업

지역 콘텐츠산업은 지금 거대한 변화의 물결 앞에 서 있습니다. 플랫폼 기술의 급변, 소비 양상의 디지털화, 글로벌 OTT의 공세 등으로 기존의 산업 지형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저성장·양극화·저출산·고령화와 같은 뉴노멀 시대의 충격, 이로 인한 지방 인구소멸 위기까지 겹치면서 대다수 지역 중소도시들은 산업 기반과 문화 생태계의 존폐를 걱정하는 상황입니다.
한편 콘텐츠가 국가 경제와 문화의 핵심 자산으로 떠오른 지금, 지역의 콘텐츠 역량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국가적 균형발전도 요원합니다.
지역 콘텐츠산업의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합니다. 현장의 어려움은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제기는 곧 새로운 기회에 대한 통찰로 이어져야 합니다.
변화는 위기인 동시에 혁신의 계기이며, 지역 특유의 강점을 살린 전략적 대응만이 이 위기를 지속가능한 성장의 전환점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글로컬 가치와 자생 생태계: 지역 특화 중·장기 비전 (통찰)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지역 고유의 가치를 글로벌 무대로 연결하는 전략, 글로컬(glocal) 전략이 핵심 비전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글로컬은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의 합성어로 지역 특성을 살린 세계화를 의미합니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일 수 있다는 인식 하에, 지역의 자연·문화 자산에 스토리와 창의성을 결합해 세계 시장에 통하는 콘텐츠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실제로 일부 청년 창작자들은 '지방'을 낙후된 변두리가 아닌 혁신의 공간으로 인식하며,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지역에서 실현하면서 동시에 글로벌과 연계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젊은 세대의 자발적 움직임은 글로컬 가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역 콘텐츠산업의 미래상을 잘 대변합니다.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 특성을 반영한 중·장기 전략 목표가 필요합니다.
첫째, 글로컬 가치 창출입니다. 각 지역이 지닌 고유한 문화와 이야기를 현대적인 콘텐츠로 승화시켜 국내외 시장에 어필하는 것입니다.
둘째, 자생적 산업 생태계 구축입니다. 이는 지역 콘텐츠 기업, 창작자, 대학, 지역민이 지속적으로 교류·협력하며 혁신이 순환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뜻합니다.
중앙의 일회성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 스스로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는 생태계가 되어야 합니다.
셋째, 청년 창작자 유입과 정착입니다. 지역소멸 위기의 근본 해법은 인재의 지방 정착에 달려 있습니다.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고 거주 지역에서 창업·창작하며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일자리, 주거, 문화 인프라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지원과 비전 제시가 필요합니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감하여 지역사회의 자생적 창조역량 강화를 국정과제로 채택하고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 로컬 창업생태계 조성 등을 추진 중입니다.
이제는 지역별로 이러한 중장기 비전을 구체화하여 글로컬 가치와 자생 생태계 구축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그 방향을 공유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단계별 추진전략: 기반 구축에서 글로벌 확장까지 (실천 전략)

  • 단기 (1~2): 산업 기반 정비와 역량 강화우선 지역 콘텐츠산업의 기초 체력을 튼튼히 해야 합니다.
    지역별로 콘텐츠 창작 인프라를 확충하고 (: 콘텐츠 코리아랩, 지역 제작시설 지원 등),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가동하여 지역 인재를 발굴·육성합니다.
    동시에 지역 특화 콘텐츠 발굴 프로젝트를 추진해 잠재력 있는 지역 IP를 발굴하고, 산학 협력을 통해 대학과 현장이 연계되도록 기반을 다집니다.

  • 중기 (3~5): 융복합 R&D와 사업화 연계중기에는 콘텐츠와 기술·산업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 집중합니다.
    문화와 ICT, 관광, 제조 등 타 산업 간 융복합 콘텐츠 R&D 과제를 지원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합니다.
    예를 들어 지역의 전통문화 스토리에 AR/VR 기술을 결합한 실감콘텐츠, 지역 축제와 게임화를 접목한 새로운 관광콘텐츠 등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R&D 성과가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멘토링, 펀딩, 시제품 테스트베드 등을 제공합니다.
    또한 지역에서 나온 우수 콘텐츠가 지역 기업과 연계되어 상품화·라이선싱될 수 있도록 기업 매칭 프로그램을 강화합니다. 이는 콘텐츠의 산업화를 촉진하고 지역 내 일자리와 수익 창출로 연결될 것입니다.

  • 장기 (5년 이상): 글로벌 확장과 네트워크 구축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 개척을 목표로 합니다. 지역의 대표 콘텐츠와 기업을 국제 박람회, 영화제, 마켓 등에 적극 노출시켜 해외 진출을 돕습니다.
    정부와 지방이 협력하여 지역별 콘텐츠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해외 유통채널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줍니다.
    동시에 전세계 한류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K-콘텐츠의 지역 버전을 세계에 소개하는 전략도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지역 콘텐츠 기업이 해외 파트너십을 맺고 수출형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합니다.
    글로컬 전략의 궁극적인 완성은 지역 콘텐츠가 글로벌 보편성과 지역의 독특함을 겸비한 경쟁력으로 세계 무대에 자리 잡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단계별 추진과제를 실행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정 관리와 점진적 발전입니다.
단기 성과에 치중해 조급하게 모든 걸 시도하기보다는, 단계별 목표를 달성하며 다음 단계로 확장하는 접근이 바람직합니다.
예컨대, 단기에는 토양을 만들고, 중기에는 씨를 뿌리고, 장기에는 수확한다는 비유로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와 지역 진흥기관은 이 로드맵에 따라 매년 우선순위를 점검하고 보완하면서 유기적으로 전략을 조정해야 합니다.

성과지표 고도화와 새로운 지표 개발 (실천 전략)

정책을 실행하는 데 있어 성과지표(KPI)의 설정과 관리는 성공의 열쇠입니다. 그러나 콘텐츠산업 특유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지표로는 정책 효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
현재까지는 매출액, 고용인원 등 정량 지표에 편중된 평가가 많았습니다. 이제는 정량과 정성 지표의 조화를 통해 산업 진흥의 질적 성과까지 포착해야 합니다.
콘텐츠산업은 경제적 성과와 동시에 사회·문화적 성과를 창출하는 분야입니다. 따라서 경제적 지표(매출, 수출, 투자유치 등)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지표도 체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역 문화 파급력(콘텐츠를 통한 지역 이미지 개선도나 관광 유입 효과), 커뮤니티 활성화 지수(지역 주민 참여도 및 만족도),
창작 역량 성장 지수(지역 창작자들의 경력 발전도) 등을 개발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성 지표는 숫자로 환산하기 어렵지만, 설문조사, 사례 연구, 미디어 노출 분석 등을 통해 지표화를 충분히 시도할 수 있습니다.

특히, OSMU 지표와 같이 콘텐츠의 확장성과 파급효과를 측정하는 지표를 새롭게 도입할 만합니다.
OSMU(One Source Multi Use)
는 하나의 원천 콘텐츠가 영화, 드라마, 게임, 출판, 캐릭터 상품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지역에서 나온 콘텐츠 IP얼마나 다각도로 전개되어 부가가치를 창출했는지를 지표화하면, 단순 매출 이상의 콘텐츠 산업적 파급력을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지역 설화가 웹툰으로 제작되고, 다시 드라마나 관광자원으로 재활용되었다면 그 OSMU 성공 사례 수IP 확장 횟수 자체가 중요한 성과가 됩니다.
이처럼 복합적인 성과지표 체계를 구축하면, 정책 담당자는 어느 부분에서 정책효과가 나타나고 부족한지 보다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지표 관리는 피드백 루프로서 기능해야 합니다.
측정 결과를 토대로 지원 전략을 수정·보완하고, 새로운 지표 역시 현장 의견을 반영해 지속 개선해야 지속적인 성과 향상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정책 실행을 뒷받침할 거버넌스·인력·예산 체계 (실천 전략)

아무리 훌륭한 전략도 집행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빛을 발하지 못합니다.
마지막으로, 지역 콘텐츠산업 진흥을 위한 거버넌스, 인력, 예산 체계의 개선 방안을 제언합니다.

첫째, 거버넌스 측면에서 중앙정부-지방정부-민간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입체적 추진체계가 필요합니다.
현재 여러 부처에 관련 사업들이 흩어져 있고, 지역마다 추진 주체가 다를 수 있습니다. 이를 조정하고 방향성을 맞추기 위해 범부처 및 산··연 협력 거버넌스를 강화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산하에 전문가와 정부부처가 함께 참여하는 로컬 콘텐츠 생태계 구축 전문위원회가 구성되어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것은 하나의 좋은 모델입니다.
이러한 협의체를 통해 정책 목표를 공유하고, 중앙의 지원책과 지방의 실행력이 조화를 이루도록 조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역 차원에서도 도·시군별로 콘텐츠산업진흥 협의회 또는 지역 창의생태계 협업체계를 구축해, 지자체 부서들, 지역 진흥기관, 민간 기업, 시민단체 등이 정례적으로 소통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합니다.
거버넌스의 기본 원칙은 참여와 조정입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여 의견을 내고, 이를 조율하여 한 방향으로 힘을 모으게 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둘째, 인력 측면에서는 정책 추진을 뒷받침할 전문인력 확충과 역량 강화가 시급합니다.
지역 콘텐츠산업을 담당하는 공공 부문 인력에게도 콘텐츠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와 기획 역량이 요구됩니다.
이를 위해 전문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행정 인력의 전문성을 높이고, 민간 전문가 영입 제도 등을 통해 외부 인재가 정책 설계와 집행에 참여하도록 해야 합니다.
한편, 지역에서 활동하는 창작자와 기업인에 대한 컨설팅 인력 풀을 조성해 사업화, 법률, 마케팅 등 분야별 전문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중앙 차원에서는 KOCCA(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이 지역에 전담 인력 파견이나 순회 자문단 운영을 통해 현장 밀착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사람에 대한 투자 없이 제도만으로는 변화가 어렵기에, 정책 인력과 산업 인력 모두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인력 전략이 요구됩니다.

셋째, 예산 및 지원체계 측면에서는 지속적이고 안배된 투자가 핵심입니다.
지역 콘텐츠산업 진흥은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장기적 안목의 투자사업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 예산에서 지역 문화산업 투자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지방정부도 지방소멸대응기금 등과 연계한 문화콘텐츠 펀드를 조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중앙·지방 매칭사업의 경우 지방 재정여건을 고려한 유연한 매칭 비율 적용으로 지역의 참여를 독려해야 합니다.
예산 집행 면에서도 지나치게 경직된 규정을 완화하여 민간의 창의적인 사업 기획이 반영될 여지를 늘리고,
다년도 계속사업 체계로 전환함으로써 매년 처음부터 다시 사업을 공모하는 비효율을 줄여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정책 방향성의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문화산업 정책은 정치·행정 환경 변화에 따라 흔들리기 쉬운데, 지역 콘텐츠산업 육성만큼은 중앙과 지방 모두 흔들림 없는 장기 비전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거버넌스 체계가 정권 교체나 담당자 이동에도 지속성을 갖도록 제도화되어야 합니다.
또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성과와 실패 사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민간의 피드백을 수렴하며 학습하는 정책 문화를 정착시킨다면, 실행력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맺음말: 지역에서 피어나는 K-콘텐츠의 미래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지역 콘텐츠산업을 혁신하는 일은 도전인 동시에 거대한 기회입니다.
글로컬 전략을 통해 지역 고유의 이야기가 세계 무대에서 빛날 수 있고, 자생적인 생태계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선순환이 가능해집니다.
무엇보다 이 과정은 지역 청년과 주민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고, 지역이 소멸의 위기에서 창조의 주역으로 거듭나는 길입니다. 이제 문제는 방향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통찰을 바탕으로 한 전략이 제시된 만큼, 이를 일관되고 치밀하게 실행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정책 입안자, 공공기관 실무자, 지역 진흥기관, 민간 기업 모두가 공동의 목표 아래 협력해야 할 때입니다.
지역 콘텐츠산업의 부흥은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K-콘텐츠의 지속 성장과 문화 균형발전의 열쇠입니다.
오늘의 작은 실천이 쌓여, 내일은 각 지역에서 세계적 콘텐츠와 창의 기업이 탄생하는 생태계가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