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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두가 읽을 수 있을 때, 모두의 기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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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지속가능보고서: 유니버설디자인이 ESG 경영의 진정성을 증명하는 방법

모두가 읽을 수 있을 때, 모두의 기업이 될 수 있다
_이언컨설팅 김상태 파트너



우리는 ‘누구’를 위한 보고서를 만들고 있는가?

지속가능보고서를 매년 정성껏 발간하는 기업은 많지만, 정작 묻고 싶다.
“당신의 보고서는 누구에게 읽히고 있는가?”

읽을 수 없는 보고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게 시각장애인 직원이든, 고령의 주주든, 언어가 다른 외국계 투자자든 마찬가지다.

정보의 문턱은 존재만으로도 기업의 진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 

ESG에서 강조하는 포용성(Inclusiveness)과 책무성(Accountability)의 가치를 구현하려면, 보고서 그 자체부터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이다.

이 글은 기업 경영진에게 왜 유니버설디자인을 지속가능보고서에 도입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기업 신뢰·ESG 전략·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실질적 수단이 되는지 보여주고자 한다.



유니버설디자인, ESG 보고서의 ‘새로운 기본값’

유니버설디자인은 단순히 ‘예쁘게 만드는 디자인’이 아니다. 장애 여부, 나이, 언어,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과 관계없이 누구나 정보에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설계 원칙이다.

즉, “모든 사람을 위한 정보 전달”이 핵심이다. 고대비 색상, 큰 글자, 오독 없는 서체, 픽토그램, 음성 해설, 쉬운 문장 구성, 점자 제공, 수어 영상 연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지속가능보고서와 가장 밀접한 국제 가이드라인인 GRI(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 역시 핵심 원칙으로 'Stakeholder Inclusiveness'를 강조한다. 

이는 보고서가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공평하게 접근 가능해야 한다는 의미다.

W3C(World Wide Web Consortium)의 웹 접근성 지침(WCAG 2.1_Web Contents Accessibility Guideline)도 정보의 디지털 공개 시 반드시 따라야 할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ESG 공시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현재, 유니버설디자인의 적용은 단순한 배려를 넘어 필수 요건이 되어가고 있다.



유니버설디자인 적용 사례: 포용적 보고서의 실천들

코오롱FnC – ‘잘 만든’ 보고서가 아닌 ‘누구나 읽을 수 있는’ 보고서

2024년, 패션기업 코오롱FnC는 ESG활동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유니버설디자인을 전면 도입했다.

  • 저시력자·고령자를 위한 고대비 색상 조합

  • 픽토그램으로 핵심 주제를 직관적으로 제시

  • UD 온고딕 서체(한국장애인개발원 개발)로 가독성 확보

  • 인터랙티브 PDF 구성: 목차와 페이지가 클릭으로 연동되고, QR로 필요한 콘텐츠에 즉시 접근 가능

이처럼 정보 취약계층을 배려한 구조는 단순한 포장이 아니라, 기업이 말하는 ‘포용’의 실천이 무엇인지 보여준 사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점자도, 영어도, 모두가 접근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공기관인 ARKO는 보고서의 점자 제공뿐 아니라, 비장애인용 요약본, 영어본까지 별도로 발간하여 누구나 문화 접근성을 공유하도록 설계했다.

  • 보고서 요지를 점자파일 및 인쇄물로 배포

  • 배리어프리 공연 정보, 통합문화이용권 활용 안내 등

  • 실제로 이 보고서는 2023 글로벌스탠더드경영대상에서 ESG 보고서 부문 수상

정보 접근 자체가 ESG 실천임을 증명한 사례로, 민간기업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김예지 국회의원 – 장애와 비장애 경계를 허문 '배리어프리 의정보고서'

시각장애인 당사자인 김예지 의원은 2024년 의정보고서를 아래 네 가지 형식으로 제공했다.

  • 일반 인쇄본 + 점자책자

  • 쉬운 글판(Easy-Read): 발달장애인과 고령층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

  • 음성 해설과 자막이 포함된 영상 보고서

  • 수어 통역 포함 동영상

QR코드 하나로 누구나 필요한 형식에 접근할 수 있게 설계된 이 보고서는 정치와 정책 정보도 디자인을 통해 모두에게 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왜 유니버설디자인은 비즈니스에도 이익인가?

1. 정보격차 해소 → ESG 진정성 전달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보고서는 기업의 ESG 활동이 말뿐 아닌 실천임을 입증한다. 

특히 E나 G보다 ‘S(사회)’ 항목에서 성과를 보여주기 어려운 기업에게는, 유니버설디자인이 보고서 자체를 하나의 ‘사회적 가치 실현’ 사례로 만들어준다.

2. 이해관계자 저변 확대

장애인, 고령자, 외국인 투자자 등 정보 취약층도 보고서 독자가 된다. 이는 곧 이해관계자 기반의 확대를 의미한다. 

ESG 경영은 결국 ‘신뢰받는 기업’이 되는 일이며, 이를 위해선 더 넓은 독자에게 읽히는 보고서가 필요하다.

3. 브랜드 이미지 차별화

ESG가 경쟁력이라면, 접근 가능한 ESG 보고서는 곧 브랜드 차별화 전략이다. 

“우리 보고서는 가족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자부심은 기업 내부에도 자긍심을 심고, 외부에는 윤리적·포용적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한다.

4. 평가·규제 대응

국내외 ESG 평가 기준과 공시 규제는 점차 정보 접근성 항목을 확대하고 있다. 

지금 준비한 유니버설디자인은 곧 미래 규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며, 평판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는 리스크 매니지먼트 수단이 된다.



 모두가 읽을 수 있을 때, 모두의 기업이 될 수 있다

 ‘모두를 위한 보고서’가 기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든다

우리는 그동안 ESG를 통해 ‘환경을 생각하고, 사회를 배려하며, 거버넌스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해왔다. 

그러나 그 메시지가 누구에게도 읽히지 않는다면, 말은 공허하다.

유니버설디자인은 단지 시각장애인을 위한 것이 아니다.
모두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모두를 위한 설계는, 결국 모두의 신뢰를 얻는 보고서를 만든다.

지금은 포용적 ESG가 경쟁력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읽을 수 있는 보고서에서 출발한다.